SILV 해킹이 드러낸 토큰화 은의 진짜 소유권: 개인지갑도 안전하지 않았던 이유
개인지갑에 토큰을 보관하면 발행사나 거래소의 통제에서 완전히 벗어났다고 생각하기 쉽다. 비트코인이나 솔라나의 네이티브 자산처럼 발행 주체가 없는 자산을 떠올리면 자연스러운 판단이다. 그러나 실물자산을 담보로 발행되는 RWA(Real World Asset) 토큰은 구조가 다를 수 있다.
2026년 9월 발생한 Dominion Market의 토큰화 은 SILV 사고는 이 차이를 선명하게 보여줬다. SILV는 솔라나에서 유통됐고, 발행사는 토큰 1개가 금고에 보관된 은 1트로이온스를 나타내도록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발행 구조에는 계정 동결 권한과 Permanent Delegate(영구 위임자) 권한이 남아 있었다. 지갑 소유자가 개인키를 관리하더라도 발행 측 권한으로 토큰 이동을 막거나, 조건에 따라 다른 주소로 옮길 수 있는 구조였다는 뜻이다.
이번 사건의 핵심은 단순히 “은 토큰이 해킹됐다”는 데 있지 않다. 블록체인 지갑의 소유권, 토큰을 통제하는 기술적 권한, 금고 속 실물 은에 대한 법적 권리가 서로 다른 층위라는 사실이 드러났다는 데 있다.
이 글은 2026년 9월 16일까지 공개된 온체인 조사와 기술 문서를 바탕으로 작성했다. 사건 관련 수치는 조사 시점의 스냅샷이며 이후 복구 과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핵심 내용 먼저 보기
| 구분 | 확인된 내용 | 해석할 때 주의할 점 |
|---|---|---|
| 멀티시그 구조 | 5개 서명키 중 3개 승인 | 키가 실제로 분리돼 있지 않으면 숫자만 많아도 안전하지 않음 |
| 시장에 풀린 물량 | 약 46,909 SILV | Bitquery가 온체인 거래를 재구성한 수치 |
| 공격 전 평가 규모 | 약 298만 달러 | 당시 SILV 거래가격을 이용한 추정치 |
| 공격자가 확보한 가치 | 약 23만8,000달러 | 대규모 매도로 가격이 급락해 표시가치보다 적었음 |
| 동결 상태 계정 | 2,819개 | 조사 스냅샷 시점 기준 |
| 동결 계정의 SILV | 약 31,078.51개 | 전체 공급량의 약 33%로 분석 |
| 영구 위임자 사용 | 0.000001 SILV 시험 이동 확인 | 조사 시점에는 대량 회수 실행이 아니라 권한 작동 시험이 확인됨 |
SILV 사고는 어떻게 시작됐나
Bitquery의 온체인 재구성에 따르면 첫 적대적 거래는 9월 11일 00시 23분(UTC)경 나타났다. 공격자는 Dominion 관련 서명자 지갑이 담보로 맡겨둔 SILV를 꺼내기 위해 대출을 상환한 뒤 토큰을 새 지갑으로 옮겨 매도하기 시작했다.
가장 큰 사건은 01시 50분경 발생했다. 재무고에 있던 약 42,181.88 SILV가 하나의 제안과 3개의 승인 서명을 거쳐 공격자 측 지갑으로 이동했다. 이 물량은 당시 전체 SILV 공급량의 약 45%에 해당한 것으로 분석됐다. 공격자는 대출 담보에서 꺼낸 물량까지 합해 약 46,909 SILV를 시장에 내다 팔았다.
하지만 유동성이 얕은 탈중앙화거래소 풀에 대량 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지면서 가격이 급격히 무너졌다. Bitquery는 공격 전 약 298만 달러로 평가되던 토큰에서 공격자에게 남은 가치가 약 23만8,000달러였다고 추산했다. 이는 “탈취한 토큰 수 × 정상가격”이 실제 범죄수익과 같지 않다는 사실도 보여준다.
5개 키를 사용했는데 왜 3개 키 탈취로 무너졌을까
멀티시그는 여러 키 가운데 일정 수가 동의해야 거래가 실행되는 보안 방식이다. SILV 운영 구조에는 두 개의 3-of-5 멀티시그가 사용된 것으로 분석됐다. 하나는 재무고와 민팅·상환 기능을 관리했고, 다른 하나는 계정 동결과 영구 위임자 등 토큰 수준의 권한을 관리했다.
문제는 두 멀티시그가 동일한 5명의 서명자를 사용했다는 점이다. 공격자가 그중 3개 키를 확보하면 승인 기준을 충족할 수 있다. 블록체인은 유효한 3개의 서명이 공격자에게서 나온 것인지 정상 운영자에게서 나온 것인지 판단하지 않는다. 정해진 키로 서명됐다면 프로토콜 입장에서는 정상적인 승인이다.
또한 온체인 기록만으로는 키가 어떤 방식으로 유출됐는지 알 수 없다. 다만 공격 전 약 2주 동안 같은 3개 키가 짧은 시간 안에 연속적으로 거래를 제안·승인·실행한 패턴이 확인됐다. Bitquery는 이것이 세 키가 하나의 시스템이나 가까운 운영 환경에서 관리됐을 가능성과 부합한다고 설명했다. 이는 분석이지 키 보관 장소가 온체인에서 직접 입증됐다는 뜻은 아니다.
멀티시그 숫자보다 중요한 것은 실질적인 분리다
| 확인 항목 | 안전성이 낮아질 수 있는 구조 | 더 나은 운영 방향 |
|---|---|---|
| 저장 장치 | 여러 키를 같은 서버·브라우저에 보관 | 하드웨어 지갑과 오프라인 장치로 분리 |
| 운영 담당자 | 한 사람이 복수 키를 관리 | 서로 독립된 담당자와 승인 절차 |
| 물리적 위치 | 동일 사무실·동일 네트워크 | 장소와 네트워크를 분리 |
| 권한 구성 | 재무고와 동결 권한의 서명자 동일 | 자금·컴플라이언스·업그레이드 권한 분리 |
| 비상 대응 | 키 유출 후에야 교체 | 사전 훈련, 지연시간, 취소 권한 마련 |
주소가 5개 존재한다는 사실만으로 보안 영역이 5개로 나뉘는 것은 아니다. 같은 기기나 같은 계정 체계에서 관리된 3개의 키가 동시에 유출될 수 있다면 실질적으로는 하나의 실패 지점에 가까워진다.
개인지갑에 보관했는데 발행사가 동결할 수 있었던 이유
개인지갑 보관은 “누가 지갑의 개인키를 가지고 있는가”에 대한 답이다. 반면 토큰의 동결 권한이나 영구 위임자 권한은 “그 토큰 프로그램이 누구에게 어떤 예외 권한을 부여했는가”에 대한 답이다. 두 질문은 서로 다르다.
솔라나 공식 문서에 따르면 Token-2022의 영구 위임자는 해당 민트에서 발행된 모든 토큰 계정에 대해 전송이나 소각을 승인할 수 있다. 일반 보유자가 이 위임자를 자신의 계정에서 취소할 수도 없다. 동결 권한은 특정 토큰 계정을 얼려 전송을 막을 수 있다.
따라서 SILV 보유자는 자신의 지갑 개인키로 일반적인 거래를 승인하지만, 발행 구조에 설정된 관리 권한까지 제거한 것은 아니다. 이것은 지갑이 탈취됐다는 의미가 아니다. 지갑 안의 특정 토큰이 처음부터 관리 가능한 규칙을 가지고 발행됐다는 의미다.
| 자산·권리 | 사용자가 직접 통제하는 부분 | 외부 주체에 의존하는 부분 |
|---|---|---|
| 지갑 개인키 | 지갑 접근과 일반 거래 서명 | 키 분실·탈취 시 복구가 어려움 |
| SILV 토큰 잔액 | 개인키로 일반 전송 가능 | 동결·영구 위임자 권한의 영향을 받을 수 있음 |
| 금고의 실물 은 | 토큰을 통해 경제적 청구를 시도 | 수탁기관, 발행계약, 상환절차에 의존 |
| 시장가격 | 시장에서 매수·매도 가능 | 유동성, 담보 신뢰, 상환 기능에 따라 괴리 발생 |
발행사는 실제로 보유자의 토큰을 가져갔나
이 부분은 표현을 정확히 구분해야 한다. Dominion은 사고 이후 다수의 SILV 계정을 동결했다. Bitquery 조사에서는 13시 37분부터 동결이 시작됐고, 스냅샷 시점에 2,819개 계정이 여전히 동결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계정들에는 약 31,078.51 SILV, 전체 공급량의 약 33%가 들어 있었다.
영구 위임자 권한이 실제로 작동하는지를 보여주는 온체인 거래도 있었다. 14시 58분경 한 계정을 해동한 뒤 최소 단위인 0.000001 SILV를 Dominion 재무고로 옮긴 시험 거래가 확인됐다. 이 권한이라면 더 많은 물량을 이동할 기술적 가능성이 존재한다.
그러나 해당 조사 시점에는 동결된 잔액 전체를 대규모로 회수한 내역이 확인된 것은 아니다. 발행사가 특정 시간대에 취득한 SILV를 제거하고 USDC 환불 절차를 제공하겠다고 발표한 내용과, 온체인에서 이미 실행된 결과를 같은 사실로 표현해서는 안 된다. 이후 회수·환불이 진행됐는지는 최신 발행사 공지와 개별 거래내역을 다시 확인해야 한다.
동결과 강제 이전 권한은 무조건 나쁜 기능일까
동결이나 회수 기능이 존재한다고 해서 해당 토큰이 곧바로 사기라는 뜻은 아니다. RWA는 실물자산, 수탁기관, 법적 계약, 제재 규정, 법원 명령과 연결된다. 도난 계정이나 잘못된 지급을 처리하고 규제 의무를 이행하려면 발행사가 개입할 수 있는 기능이 필요할 수 있다.
이번 사고에서도 동일한 권한은 양면성을 보였다. 공격자가 관리키를 장악했을 때는 전체 보유자에게 위험을 주는 중앙화 지점이 됐지만, 정상 운영자가 통제권을 회복한 뒤에는 의심 물량과 유동성 풀을 동결하는 복구 수단이 됐다.
중요한 것은 기능의 존재 자체보다 다음 질문에 답이 공개돼 있는지다.
- 누가 동결·이전·소각 권한을 보유하는가?
- 몇 개의 서명이 있어야 권한을 실행할 수 있는가?
- 서명자들은 장치·사람·조직 면에서 실제로 독립적인가?
- 어떤 법적·운영상 조건에서 보유자 동의 없이 개입할 수 있는가?
- 개입 기록과 보상 절차가 투명하게 공개되는가?
권한은 존재하지만 사용 조건이 불분명하고 사후 이의제기 절차도 없다면 보유자가 감수해야 할 신뢰 위험은 커진다. 반대로 권한 구조, 사용 기준, 승인 기록, 보상 절차가 공개돼 있다면 이용자는 그 위험을 알고 선택할 수 있다.
토큰 1개는 금고 속 은 1개와 같은가
SILV의 설명은 토큰 1개가 보관된 은 1트로이온스를 나타내도록 설계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토큰을 보유하는 것과 특정 은괴의 직접적인 법적 소유자가 되는 것은 같지 않을 수 있다.
일반적인 토큰화 실물자산에는 최소 네 개의 층이 있다.
| 층위 | 확인해야 할 내용 | 발생 가능한 위험 |
|---|---|---|
| 블록체인 | 토큰 잔액과 이전 기록 | 스마트컨트랙트·관리키 위험 |
| 발행사 | 토큰 발행·상환 의무 | 파산, 운영중단, 약관 변경 |
| 수탁기관 | 실물 은의 보관 | 분실, 보험 범위, 재위탁 위험 |
| 법적 계약 | 토큰 보유자의 청구권 | 국가별 법률과 우선순위 차이 |
토큰이 블록체인에서 움직인다는 사실만으로 실물자산에 대한 권리까지 자동으로 확정되지는 않는다. 발행사가 파산했을 때 은이 회사의 일반재산과 분리되는지, 보유자가 직접 상환을 요구할 수 있는지, 최소 상환량과 수수료는 얼마인지, 감사보고서가 특정 금고의 실재 물량까지 검증하는지 살펴봐야 한다.
RWA 토큰을 사기 전 확인할 체크리스트
1. 블록체인 관리 권한
- 민팅 권한이 남아 있는가?
- 계정 동결 권한이 있는가?
- 영구 위임자나 강제 이전 기능이 있는가?
- 프로그램 업그레이드 권한이 남아 있는가?
- 각 권한의 주소와 멀티시그 기준이 공개돼 있는가?
2. 준비자산과 감사
- 준비자산이 토큰 공급량과 정기적으로 대조되는가?
- 독립된 감사 또는 검증기관이 있는가?
- 실시간 증명인지 특정 날짜의 확인서인지 구분돼 있는가?
- 담보가 다른 채무를 위해 재사용되는지 확인할 수 있는가?
3. 실물 상환 조건
- 개인 보유자가 실제 은으로 교환할 수 있는가?
- 최소 수량, 수수료, 배송 가능 지역은 어디인가?
- 상환 중단 권한과 중단 조건은 무엇인가?
- 토큰 소각 후 대금이나 실물이 지급되지 않을 때 구제 절차가 있는가?
4. 법적 권리
- 토큰은 소유권, 채권, 수익권 중 무엇을 나타내는가?
- 실물자산이 발행사의 파산재산과 분리돼 있는가?
- 분쟁 시 적용되는 국가의 법률과 관할은 어디인가?
- 제재·도난·오류 거래 발생 시 강제조치 기준이 공개돼 있는가?
자주 묻는 질문
개인지갑에 SILV를 넣으면 발행사가 지갑 전체를 통제하나요?
아니다. 발행사 권한은 SILV 민트와 연결된 해당 토큰 계정에 적용된다. 사용자의 지갑 개인키나 다른 종류의 토큰까지 자동으로 통제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SILV 잔액은 동결 또는 영구 위임자 권한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영구 위임자 권한은 보유자가 해제할 수 있나요?
솔라나 공식 문서에 따르면 토큰 계정 소유자는 민트 수준의 영구 위임자를 자신의 계정에서 취소할 수 없다. 이 때문에 매수 전에 민트에 어떤 확장 기능이 설정돼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이번 사고는 SILV 스마트컨트랙트 코드가 뚫린 것인가요?
현재 공개된 분석은 핵심 원인을 3개의 서명키 탈취와 멀티시그 통제권 상실로 본다. 키가 어떤 방식으로 유출됐는지는 온체인 기록만으로 확인되지 않는다. 따라서 확인되지 않은 침투 경로를 특정해서는 안 된다.
동결 권한이 없는 RWA가 더 안전한가요?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관리 권한이 없으면 중앙화 위험은 줄 수 있지만 도난, 법원 명령, 잘못된 지급에 대응하기 어려울 수 있다. 중요한 것은 권한의 존재 여부뿐 아니라 보관 방식, 승인 기준, 법적 정책, 공개성과 책임 구조다.
헬퓨경제의 의견
이번 SILV 사고에서 가장 중요한 교훈은 “내 지갑에 있다”는 문장을 자산 소유권의 완성으로 받아들이면 안 된다는 점이라고 생각한다. 개인키를 직접 보관하는 것은 거래소 파산이나 출금 중단 위험을 낮춰주지만, 발행사가 설계한 토큰의 규칙까지 없애주지는 않는다.
RWA 시장이 커질수록 투자자는 가격 전망보다 먼저 권한표를 읽어야 한다. 금고에 은이 얼마나 있는지만 확인할 것이 아니라 누가 토큰을 얼릴 수 있는지, 누가 내 동의 없이 옮길 수 있는지, 그 권한을 실행하려면 몇 명이 필요한지 확인해야 한다. 특히 멀티시그는 단순히 “5개 중 3개”라는 숫자보다 그 3개가 정말 다른 사람·다른 장치·다른 장소에 보관되는지가 중요하다.
동결과 회수 기능 자체를 악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실물자산이 법률과 연결되는 순간 일정한 관리 기능은 필요할 수 있다. 다만 그런 권한이 있다면 발행사는 이를 작게 표시할 부가정보가 아니라 상품의 핵심 조건으로 공개해야 한다. 보유자 역시 높은 수익률이나 실물 담보라는 표현만 보지 말고, 자신이 보유하는 것이 은 그 자체인지, 발행사에 대한 청구권인지, 관리 가능한 디지털 증표인지 구분해야 한다.
결국 블록체인은 신뢰를 완전히 제거하는 기술이라기보다 신뢰가 어디에 남아 있는지를 추적할 수 있게 만드는 기술에 가깝다. SILV 사건은 그 남아 있던 권한이 위기 상황에서 어떤 의미가 되는지를 보여준 사례다.
본 글은 공개 자료를 정리한 정보 제공용 콘텐츠이며 투자 권유가 아니다. RWA와 암호화폐는 발행사, 스마트컨트랙트, 수탁, 유동성 및 법적 위험을 포함한다.
출처
- Bitquery ResearchK — Dominion SILV 해킹 온체인 조사
- Solana 공식 문서 — PermaneKnt Delegate
- Solana 공식 문서 — Token Extensions
- SolidProof TrustNet — Dominion SILV 보안 분석
- Dominion Market — SILV 문서
- SolanaFloor — SILV 동결 및 환불 계획 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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